<계단집>담 당 : 김하은위 치 : 경기도 김포시 장기동연면적 : 233.60㎡구 조 : 철근콘크리트시 공 : 위빌종합건설사진 : 이 한 울 [하루는 갑자기 남편이 '이런 상상을 해봐. 집을 지어서 날씨 좋은 날 애들을 데리고 마당으로 나가서 놀자~하고 밖으로 나가는 거야'하고 말했어요. 그런데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제 머릿속에 저와 남편이 아이들을 데리고 햇살 비추는 바깥으로 현관문을 열고 나서는 광경이 선명하게 그려졌어요. 그 광경이 너무 행복하고 감격스러워서 눈물이 핑 돌 지경이었지요. 전 평소에 뭘 하고 싶다, 갖고 싶다 욕심나는 것이 별로 없는 사람인데 무엇을 하고 싶어서 눈물이 나는 경험은 태어나서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집을 짓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남편이 지지해줘서 같이 알아가고 의논하며 집짓기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매우 차분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의 젊은 부부를 만났다. 가족을 이루면서 예전 고향집(마당이 있는 1층 아파트) 생각이 많이 난다고 했고 조경을 엄청 정성스레 가꾸시던 어머님과의 추억, 어렸을 적 마당에서 가족들과 보냈던 소중했던 기억을 현재로 소환하고 싶어 했다. 첫 미팅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어서 상상하는 조경의 모습을 그려봤다면 내밀었던 그림은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단독주택을 짓고자 하는 첫 시발점과 동기가 다시금 느껴졌고, 아마 어렸을적 자랐다는 1층 마당 딸린 아파트의 조경이 이와 비슷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건축주분이 직접 그린 정원 - 아마 고향집의 기억을 더듬어 그린 듯 하다> 집 어디에서도 조경(정원)이 잘 보이기를 원했고, 예전에 음악을 즐겨하던 남편의 공간이 추후(?)에는 생기길 바랬다. 세 명의 아이를 잘 볼 돌 수 있는 공간도 꼼꼼히 요구했다(설계 시작 시에는 16개월 정도의 딸 한 명이었고 입주할 때는 둘째까지 태어났다). 또한 두 부부가 서로 배려심이 많은 관계임을 글과 대화로 알 수 있었다. 환경문제 등에도 관심이 많고 소신이 있는 생활을 현재까지 하고 계시는 모습이 남다르게 느껴졌다. 특히, 아직도 천기저기를 직접 빨고 세탁해서 사용한다는 이야기에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이 가족과의 집짓기는 매우 담백했다. 1년이 넘는 시간동안(공사 중 자재값 상승등으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그 부드러움을 끝까지 유지하시는 모습에서 가족의 모습이 참 우아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site는 택지지구의 남동향의 모서리 땅이다. 지구단위계획 지침에 담장이 금지되고 1m가량 생울타리만 허용되어 마당은 추후 직접 가족들이 가꾸기로 했다. 설계자로서의 목표는 정원이 돋보일 수 있는 배경이 될 수 있는 집을 설계하는 것이었다.집 곳곳에서 가족들이 손수 가꾼 식물들이 보일 수 있는 집.정원으로의 이동이 편리한 집.기능적으로는 요구사항(당장은 어린아이들을 좀 편안하게 키울 수 있는)을 매우 충실히 충족하는 집. alt-1첫 번째 아이디어는집 곳곳에서 정원이 보이는 집을설계하는 것이었다. <정원을 품은 집>이라 불렀다. 아이디어는 매우 좋았다.실내 어디를 이동하거나 머물더라도 곳곳에서 정원이 바라보일 수 있게계획하고자 했다.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 보니 건물 디자인이 너무 과해서 정원은 눈에 뛰지도 않을 듯 하다.(^^) alt-2두 번째 아이디어는정원이 매우 우거지면 흡사 정원위에 떠 있는 집을 상상했다.<정원 위의 집>이라 불렀다. 평면이 생각보다 너무 깔끔하게 잘 풀렸고 개념적으로도 매우 좋은 아이디어 였다. 생각보다 역시나 마당이 너무 작았다.그걸 네개의 정원으로 분산시키고 나니~~~ 넘 마음이 아팠다. (^^) 사실 처음에는 ‘정원 위의 집’으로 결정하고 한참을 진행했었다. 가족 모두 천주교인이기도 했고 1층과 2층의 디자인을 분리하여 정원이 어느 정도 꾸며진 후에는 매우 유니크 할 것이라는 판단이 되었다. 내부도 기능적으로 매우 잘 풀렸다. 하지만 육아에 집중해야 하는 가족이 여러 개로 나눠진 마당을 관리할 수 있느냐가 고민거리가 되었고, 처음 생각했던 예전 고향집을 닮은 정원을 구성하기에는 여러 개로 나눠진 마당이 너무 작았던 것이 가장 큰 단점으로 생각되었다. 그래서 다시 조경의 배경이 되는 담백한 집으로 새롭게 계획하게 되었다 alt-3세 번째 아이디어는조경의 배경이 되는 담백한 집어쩌면 이 담백함이 가족의 느낌을 가장 잘 닮았다는 생각이.나는 <담백한 집>이라 불렀다. <처음부터 건축주 분의 머리속에는 어쩌면 이런 하얀색 우유각의 모습이 있었을 것 같다> 세 번째의 우유각을 닮은 담백한 집은 우선 크지 않은 마당들을 다 합쳐서 최대한 남동쪽으로 크게 만들었다. 그리고 집은 담백하고 심플하고 하얗게 계획하기로 했다. 추후 정말로 조경의 배경이 될 수 있게...... 기능적으로는. 주차장은 실내에 1대, 실외에 1대를 계획해 평소의 실내 주차장은 온실이나 휴게공간 등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고 눈비가 올 때만 주차장으로 사용하도록 제안했다. 인근 주민들이 주차장이 너무 개방적이고 멋져서 카페가 들어오는 줄 알았다는 이야기를 나중에 들을 수 있었다. 이 공간은 추후 아이들이 다 크고 나면 아빠의 음악공간(?)이 될 것이다. 주방과 거실은 마당으로 향해있고 2층에는 가족실이 다락과 연계되어 계획되었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셋째의 성별을 몰라 우선 안방과 큰방하나 작은방하나로 계획하여 5인가족이 살기에 충분하도록 계획했다. 2층 세탁실에는 손빨래를 위한 대형 세면대를 계획했고 자연 바람에 빨래를 말릴 수 있는 테라스를 제안했다. 나는 가족의 느낌을 닮은 ‘담백함’과 하얀색 우유각 느낌의 ‘깨끗함’으로 집이 이름을 붙이고 싶었으나 어느날 조심스럽게 전화가 왔다. [딸과 이런 이야기를 많이 했어요, 이제 곧 계단있는 집으로 이사갈거야. 계단집~~!, 계단이 있는 집이야~! 이런 이야기를 많이 하다 보니 딸의 머릿속에 벌써 '계단집' 이라고 자리를 잡았고 계단집, 계단집 하는데 그냥 계단집이라고 하면 안되는지요~~~?] 그리하여 계단집이 탄생되었다. 정원은 이제 가족들의 몫이다. 추후 여기서 자란 아이들이 부모님처럼 또, 이 집과 정원을 소중히 기억하기를 기대한다. <21년 12월에 공사를 마무리 하고 입주했다. 입주 7개월만에 늦은 설계소묘를 적어 미안하기도 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정원이 어떻게 바뀌어 가는지 기대가 된다>